분류없음2006/03/19 21:07

학기초,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학생부에서 지적을 받았던 적이 있다.
자율학습때문에 머리를 자르기가 좀 난감했지만 담임의 허락을 받고 저녁시간에 야간자율학습 시작 전에 머리를 자르고 왔었다.
그로부터 1주일이 넘은 얼마 후...
흔히들 학주라고 부르는 생활지도부 S부장이 5교시에 3학년 전체를 돌며 교문단속에서 지적당한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었다.
이유인즉슨 시정명령(명령이란다-_-)을 받고 차후에 명단에서 이름을 지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굳이 이름을 지우지 않아도 고치기만 하면 될것을 왜 꼭 와서 이름을 지우라는것인가. 물론 그건 당사자들의 불찰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게 문제가 된다고 하면 인정하겠다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1교시당 수업시간은 50분, 5교시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반까지 와서 학생들을 부르는 것이었다. 1반부터 11반까지 모두 불러내는데는 대략 20분정도가 걸렸고 이새끼 저새끼하면서 학생부까지 대략 60여명의 학생들을 생활지도부실로 끌고내려갔다.
그러면서도 꼭 이새끼 저새끼, 니들이 사람새끼야 라며 욕을 해대는 것이었다.
그래 그거까진 인정을 한다고 치자.
생활지도부실에 도착했다.
부장이 자리에서 하키스틱을 들고나와 한명씩 머리를 살피면서 툭툭 치는 것이다.
나는 머리를 자른지가 1주일이 지난 상태라 처음에 교칙에 맞게 잘랐더라도 지금은 머리가 약간 긴 상태다. 미용실에 갔더니 머리를 자르기도 애매하다고 해서 아직도 그상태다.
어쨌든, 학주는 자신이 맘에 안드는머리는 하키스틱으로 계속 쳐댔다. 그나마 좀 낫다는 학생들은 지적된 학생 명단에서 이름을 지우고 보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맞아야만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말이 가관이다.
"니들 머리는 공산당머리야 알아? 이 빨갱이새끼들아" 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규칙을 정했으면 지켜야 민주사회지 그것을 안지키면 공산당이고 빨갱이다 라는 논리다.
어이없기가 하늘을 찌르는 순간이었다.
학생들이 원하는대로 기존의 교칙을 완화시켜주는 척 시늉만 해놓고 무조건 그것을 따라야만 한다는 논리, 아니 모두가 획일화된 하나의 모양을 하고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앉아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공산당의 논리가 아닌지 싶다.
모두가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가져야 한다는 공산당의 논리, 그 배경에는 그것을 통제하기 위한 하나의 통일된 무언가가 있어야하는 그런논리가 학교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 학생들이 공산당이었다고 치자. 공산당이면 공산당이지 빨갱이는 또 무엇이란말인가.
다수를 통제하기 위한 규율때문에 비싼 등록금 내고 다니는 학생들의 수업을 들을 권리까지 침해해가면서, 사람취급마저 하지 않으면서 패는게 그렇게 중요하단말인가?
아무튼 학교라는 곳은 오로지 교사들의 주관에 맡겨진 민주주의의 사각지대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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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rlspire